"순간순간 사랑하고, 순간순간 행복하세요.
그 순간이 모여 당신의 인생이 됩니다."
지금보다 더 어렸던 시절, 그 때 나는 항상 무언가를 이루지 않으면 안된다는 강박관념을 가지고 있었다. 무엇을 하든 최고가 아니면 안된다고 생각함에도 불구하고, 남들 앞에서는 "최고가 중요한게 아니고, 최선이 중요한거지" 라는 보기좋은 허울로 둘러대기 일쑤였다. 항상 허공에 둥둥 떠다니는 듯 어딘가 정착하고 있지 않다는 느낌이 들었고, 무언가 쫓기듯 바빴으며 허둥대는 나날들이었는데 그것이 젊은 날이 주는 하나의 특권 쯤이라고 생각하고 살았다.
하지만 뒤돌아 보면 이루어 놓은 것은 없는, 허울 좋은 분주함 뿐...최선을 다하고자 마음 먹었지만, 어쩌면 나는 늘 어딘가 2% 부족하게 나 자신을 채근해왔던 건 아니었을까 ... 바쁘기만 한 현실이 어쩌면 허상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지금도 나는 멈추어 서서 하늘을 바라볼 여유를 아직도 가지지 못한건 아닐까...
이 책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 은 그런 나에게 오래 만난 벗과 같은 책이었다. 늘 빨리 빨리를 외치고, 더 좋은것을 외치던 내게 잠시 쉬어가라는 말을 전해준 좋은 친구말이다. 여담이지만 나는 가끔씩 '사람은 너무 많이 알고 있기에 마음이 조급해 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할 때가 있다. 아는 만큼 보이는 것은 사실이지만 좋은 것이 무엇인지 아는 만큼 자기 자신을 제어하기가 힘들어지기 때문이다.
나는 이 책을 무엇보다 천천히.. 아주 천천히 읽었다. 일을 하다가 잠깐의 여유를 통해 읽기도 했고, 꽉 막힌 도로위의 차 안에서 읽기도 했다. 책을 읽는 그 순간이 언제 어디서든, 책을 읽는 동안에는 멈춰야만 보이는 것들에 집중하려고 노력했다. 그리고 바쁜 일상 속에서 잊고 살아가는 것이 너무나 많은, 그래서 오히려 본인이 무엇을 잃어버린지조차 모르는 현대인들에게 이 책은 어쩌면 하나의 작은 산사(山寺)가 아닐까 생각해보았다.
가끔 쉬어가야 더 멀리 갈 수 있다. 또 가끔 멈추기도 해야 더 많이 볼 수 있다. 그 짧지만 강한 진리를 우리는 종종 잊고 살기에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의 저자 혜민스님이 그렇게 많은 트윗을 해야 했는지도 모르겠다. 혜민스님은 "한사람이라도 더 평온한 마음을 되찾기를 바란다"는 마음으로 이 책을 펴내게 되었다고 책에서도 밝힌 바가 있다. 특히나 혜민스님은 불가쪽에 속한 사람이건 그렇지 않은 사람이건 간에 마음의 평화를 가지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한다. 종교는 인류가 정해놓은 익숙한 분류일 뿐, 우리가 그 안에서 찾는 것은 분명 '마음의 평화'이기 때문이다.
80년대에 문학적인 표현으로 "그래, 가끔 하늘을 보자" 라는 말이 유행처럼 번진적이 있었는데, 나라는 사람! 과연 가끔 하늘은 보며 사는 것일까... 이 질문에 나는 아직도 자신이 없지만, 이 책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이 한지에 맑은 먹빛이 베어들듯, 내 마음에 스며들 즈음에는 어디선가 문득 고개를 들고 하늘을 바라보며 '아, 오늘 날씨 참 좋다' 하고 활짝 웃을지도 모르겠다.
너무 바빠서 항상 쫓기는 것 같을 때
고민 때문에 생각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 떄
사람으로부터 상처받아 힘들 때
미래가 캄캄하고 불안하기만 할 때
우리 잠시 멈추어요
단 1분만이라도 잠시 멈추어요
삶을 현재에 정지시켜놓고
잠시 깊게 숨을 내쉬어요
지금 무슨 소리가 들리나요?
지금 몸은 어떤 느낌인가요?
지금 하늘은 어떤 모습인가요?
멈추면 비로소 보입니다. - 작가의 글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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